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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리뷰

 

작년 말, 내년에는 이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는 곧이어 드는 생각-저 짐을 언제 다 싸지.

 

그리고 해가 바뀌어 올해가 된지도 석달째.

여전히 이사를 못하고 있다.

시간이 없어서, 조건에 맞는 집이 없어서라는 핑계를 대지만

그 핑계의 이면에는 이삿짐 싸기 기피가 숨어 있다.

그래, 이사를 하려면 짐 정리부터 차근차근해야겠다.

쓸 데 없는 것은 버리고 팔고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차에 옆 사람이 이 책을 선물받았다.

그 책, 나 좀 빌려주시오! 나도 읽고 싶소.

 

 

 

 

저자인 사사키 후미오는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추구한다.

최소한의 물건으로 삶을 꾸리는 미니멀리스트.

계기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건으로 인한 각성 부분이다.

지진이 일어날 때 대피하려면 최소한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움직여야한다.

게다가 대피가 늦어지면 많고 많은 물건들이 쓰러지며 그 물건 더미에 깔릴 수 있다.

이런 관점으로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었던 터라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책의 첫 부분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저자의 집, 예시가 되는 다른 사람의 집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저자의 집 비포 사진은 참으로 친근하다.

나름 정리가 된 공간이긴 하지만 이런저런 쓰잘데기 없는 물건이 있는 (평범한) 집이다.

애프터 사진은 딱 인테리어 잡지에 나올 법한 사진이다.

화이트톤으로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주는데 물건도 간결하게 배치되어 있다.

애프터 사진에도 단계가 있는데 처음에는 깔끔한 집(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심플라이프의 집)에서 정말 횡하다 싶을 정도로 물건이 사라진 미니멀리스트의 집이 된 것이다. (윗 사진의 오른쪽 가장 아래쪽)

 

 

 

 

침실에는 당연히도 침대가 없다. 매트리스와 이불, 배개가 전부이다.

(사진 아래 설명인 햇빛이 방 안을 비추면 아침에 일어나는 일조차 즐겁다, 이런 문구는 좀 오글거리는 것은 사실)

 

 

옷장도 횡하다. 꼭 필요한 옷이 종류별로 한 벌씩 있는 것이 전부이다. 일상복의 제복화라고 하니 매번 같은 옷을 입고 프레젠테이션한 스티브 잡스, 같은 옷만 수 벌 걸려있던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사진이 생각난다.

(저자는 설마 저 옷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 속옷도 입을것이고 셔츠나 양말 같은 것은 더 있겠지, 아니면 매일 빨아 입을 것은 아니지 싶다.)

 

 

*출처: 저커버그 페이스북

 

우리나라 같이 사계절이 있는 곳에서 저게 가능할까 싶긴 한데, 뭐 일본도 기후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으니. 여튼 옷장의 옷을 줄여보는 것에는 동의한다.

분명 해마다 옷을 사지만 입을 옷이 없는 딜레마의 옷장은 정리의 대상이긴 하다.

 

 

               

                             

 

 

살다보면 참 지저분해지고 잡동사니가 있는 주방.

여기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혼자 사는 저자는 1인용 식기, 주방기기만 두고 깔끔하게 지내고 있다.

저 사진을 보니 일년에 몇 번 안쓰는 주방기기부터 처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때로는 몇 년을 안쓰기도 한다;;;대표적인 예가 빙수기;;)

사진에는 없지만 책 본문에는 욕실 사진도 있는데 그냥 모델하우스 느낌나는 사진이다.

욕실에 샴푸, 린스도 없이 비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데 거기까지는 좀 힘들 수 있겠지만 정리해야 할 물건이 좀 있는 공간이다.

 

 

 

저자 말고 원조 미니멀리스트의 방이라는 제목의 사진.

진짜 휭하다;;

(솔직히 저 접이식 상이 너무 작은 것은 신경쓰인다;; 저 상, 너무 좁다;)

2012년부터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추구하며 블로그를 운영하였다고 한다.

사이트 소개가 minimarisuto.jp로 나와있는데

방문해보니 다른 사람의 의뢰를 받아 집을 치워주고 정리해주는 그런 일도 하는 듯하다.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았는데 일본은 특히나 집이 좁아서 그런지 저런 게 좀 더 많은 느낌이다.)

 

 

              

 

그의 집을 몇 컷 찍은 사진.

옷장쪽에 테블릿을 두고 접이식 의자를 펼쳐 서재처럼 사용한다던가 티비 대신 머리에 쓰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어를 사용하는 것은 좀 헉했던 부분.

그러면서 보드게임 카르카손은 있는 집이란.

개인의 우선순위가 다르겠지만 뭔가 묘한 느낌이 든다.

 

 

 

 

혼자 사는 사람 뿐아니라. 4인 가족이 사는 또다른 미니멀리스트의 집.

오오, 깔끔하다. 진짜 인테리어 잡지에 나올법한 집이다.

이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다.

(라는 것은 착각. 절대로 안된다. 이사 직후도 힘들다;;;)

 

사진에는 없지만 배낭 하나에 가재도구를 전부 넣을 수 있도록 물건을 줄인 미니멀리스트도 소개되어 있다.

 

 

 

 물건을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될만한 부분

* 버리기 힘든 물건은 사진으로 남겨라.

: 생일 축하 카드, 쪽지 등은 사진으로 남기고 처분,

: 스크랩 자료들도 스캔하고 버려라.

 

* 여러 개 있는 물건은 버려라, 여분을 비축해두지 마라.

: 마트에서 1+1 행사 상품으로 사온 물건들은 모두 짐이다. 필요 이상으로는 사지 말자.

: 물건을 하나 사려면 하나를 버려야 된다고 생각하면 물건을 사는 데에 신중해지고 쓸 데 없는 물건을 줄일 수 있다는 충고

 

* 일년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버려라.

 

* 영원히 오지 않을 언젠가를 버려라.

: 언젠가 입겠지, 목이 늘어난 티, 집에서 입겠어 등등

 

* 버릴 때 창조적이 되지 말라.

: 이거 리폼해서 OOO하면 좋겠는 걸.

 

* 아직도 설레는지 확인하라.

: 이건 정리에 관한 다른 책에서도 읽은 것인데, 설레지 않는 물건은 버리라는 뜻.

 

* 대리옥션을 이용하라. 출장매입을 이용하라

: 중고물건 팔기가 생각보다 번거롭다고 생각하면 대리옥션을 이용해 물건을 넘기는 것도 좋은 방법(우리나라에 대리옥션이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 쇼파, 가구같은 것을 줄일 때는 출장매입을 이용하면 좋다.

 

* 마트를 창고로 생각하라

: 내가 필요한 물건은 다 마트에 있다고 생각하라는 말.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해보면 좀 마음이 편할 것 같다.

  필요한 물건을 미리 사두거나 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필요한 물건이 없다는 불안도 줄일 수 있을 듯하다.

  내가 필요한 물건은 모두 마트에 있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마인드컨트롤.

 

* 렌탈서비스를 이용하라

 

* 임시로 버려보라.

: 개인적으로 강추하는 방법.

  한 번에 버리려고 하면 물건이 아깝기도 하고 어떤 걸 버려야할지 막막하기도 하다.

  이때 버리기 후보에 들어간 물건을 상자에 넣어두고 현관근처에 재활용 쓰레기 두는 곳에 둔다.

  그리고 일주일(물건에 따라서는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나도 그 물건을 찾지 않는다면?

  물건이 있는줄 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물건은 버려도 좋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과감히 버리는 것.

 

 

 

 

 책을 읽고

좀 극단적인 예도 포함되어 있지만 확실히 자극이 되는 책이다.

정리정돈이 안되고 집이 좁다고 툴툴댈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만 갖추고 사는 삶을 지향하자라는 부분에서는 동의한다.

남은 것은 실천 뿐.

 

 

 

 책을 읽고 덜어낸 물건들

때때로 이 글에 덜어낸 물건들의 리스트 업데이트 하면서 계속 자극받아야 겠다.

 

 

 

 

 

 

 

(+)

1. 이 책의 가장 볼만한 부분은 앞부분의 사진부분이 아닌가 싶다.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잘 보여준 몇 장의 사진이 본문의 길고 긴 설명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책의 일부를 보여주는 미리보기 서비스가 있는데 그 사진 부분은 편집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호소력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2. 미니멀리스트로 살려면 결국 이 책도 팔거나 이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이 책이 덜 팔릴텐데....)

 

3. 책의 문장이나 내용은 미니멀하지 않다. 동어반복이 좀 많은 것이 흠이랄까.

예컨대 스티브 잡스는 미니멀리스트이다, 그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삶이 아이폰의 단순한 디자인 혁명을 이끌었다는 내용이 여러 번 나온다. 설득력을 위한 반복 구성인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 좀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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