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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

미지근한 온도의 영화.

[암살] 같은 영화를 기대하고 갔다면 분명 실망할거고, 반전이나 스릴러, 액션을 기대하고 갔다면 확실히 김빠지는 영화. 그래도 묘하게 균형이 맞아 시간이 지나니 자꾸 생각나는 영화.

 

이정출과 송강호

영화에는 여러 명의 밀정이 등장하지만 제목에서 말하는 밀정이란 아마 송강호가 연기하는 이정출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친일로 일본 경찰이 되어 제법 지위를 가졌으나 중간에 의열단의 꼬임(?)에 넘어가 의열단에게 협력하는, 하지만 진심을 담아 한다기 보다는 영화 내내 흔들리는 모습을 송강호보다 잘 표현할 배우가 없을 듯하다.

송강호의 약간 헐랭이 기질과 참 잘 어울리기도 하고 조금은 허술한 시나리오의 틈을 송강호의 연기로 꼼꼼하게 매운다. 진짜 송강호 없었으면 어쩔 뻔.

 

 

 

김우진과 공유

이번 여름에 본 [부산행]에서도 그랬지만 확실히 수트빨이 받는 배우.

초반에 확실히 연기가 좀 흔들리는 느낌. 특히나 송강호와 함께 있으면 그의 연기톤과 같이 섞여서 그런지 대사에서 부산사투리가 섞여 나왔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거슬리는 정도까지는 아닌데 까는 사람을 까겠구나 하는 정도. 후반에는 본인도 어느 정도 중심을 잡은 듯한 연기여서 안정적이였던 듯.

 

 

조회령과 신성록

가장 아쉽고 속상했던 역할과 배우. 영화 속의 또다른 밀정이었는데 그 역할이 반전으로 와닿지도 서스펜스를 느끼게 하지도 못하게 그냥 거의 통편집당함. 이게 러닝타임 때문이라고 하는데 진짜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모든 초점이 이정출에게만 맞춰지면서 제법 비중있는 조연이 엑스트라가 되었달까. 연기를 기대하는 배우여서 더 아쉬웠던 것 같다. 감독판이 나온다면 좀 되살려줬으면 좋겠다.

 

 

하시모토와 엄태구

엄태구라는 배우는 이 영화를 [밀정]을 보면서 처음 알게된 배우.

새삼 배우의 무기는 얼굴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됨.

튀어나온 광대에 홀쭉한 볼 흉흉한 눈빛이 정말 하시모토 그 자체.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아니, 차이나타운과 베터랑에도 출연했다니 이쪽을 찾아보는 쪽이 빠를까.)

 

 

 

경성행 기차

경성으로 가는 기차씬이 좋으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의열단원들이 각자 가짜 신분으로 위장하고 폭탄을 싣고 경성으로 향하는 기차씬은 영화를 본지 좀 지났는데도 조금씩 생각이 날 정도. 그만큼 좋았다.

반면에 좀 더 쫄깃함을 뽑아낼 수 있었을텐데+김지운 감독이라면 좀더 밀도 있게 갈 수 있었을텐데하는 그런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어쩌면 이번 영화의 방향성을 제일 많이 보여준 것이 이 기차씬이 아니었을까.

김지운 감독은 내가 여기서 보여주고 싶은 건 액션도 스릴러도 아니라고.’라는 듯 이 부분에서 액션도 스릴러도 상당히 담백하게 진행한다. 그래서 닳아빠진 관객인 내 입장에서는 감독의 장기를 못본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나 할까.

 

 

 

장르 영화와 김지운

이번 영화로 김지운 감독에 대한 평은 갈리는 편.

완전히 감을 잃었다는 평도 있고 장르 영화의 쾌감을 아는 김지운 감독만의 스타일리쉬함이 묻어난다는 평도 있고.

장르에 대한 애정이나 김지운 특유의 스타일리쉬함은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의열단원들이 하나하나 잡혀나가는 장면에서 흐르는 재즈 음악이나 폭파시퀀스를 볼레로 음악 하나로 잡아 전체를 잡는 장면 등도 좋았고.

폭파 장면에서 볼레로 쓰는 것에 대해서 [킹스맨] 짝퉁스럽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런 식의 연출이 [킹스맨]에서 처음 하는 연출도 아니고 [킹스맨]과 비교해 욕들을 만한 장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개취로는 [밀정]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마지막 이정출이 경무국 부장과 눈을 맞추고 잔을 들어 건배하는 장면 후에 폭파신이 연달아 나오며 음악이 맺음을 할 때는 약간 쾌감까지 있었다. (조금 아쉬운 건 그 뒤에 약간 여운을 갖지 못하고 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 점 정도?)

........여기까지는 30% 빠심 섞인 감독에 대한 코멘트이고 김지운의 초기작의 센스가 조금은 그립다, 가 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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