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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줄다리기가 연일 보도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엔씨 주식을 조금씩 모아보자 하고 있던 입장에서 갑자기 넥슨의 경영권 참여 기사에 주가 급등에 정신없는 뉴스만 올라와서, ‘아, 내가 뭘 조금씩 모을 팔자는 아니구나.’ 하고 이번에도 그냥 적당히 가지고 있다가 팔아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어느 편을 들어줄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아뿔싸, 넷마블 게임즈의 지분 9.8%를 3800억원 수준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경영권 방어 말고도 모바일 게임시장으로서의 확장을 염두해 둔......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팔을 안으로 굽혀도 그렇게는 안보인다.

 

 

*출처 : 다음 증권

 

모바일 게임 개발 안한다고 욕먹고, 환투자로 욕먹고, 야구단으로 욕먹고 하는 김택진 대표지만

마음 저 밑바닥에는 어느 정도 믿음이 있었는데 넷마블 주식을 취득하면서 얼마나 다급했으면 하는 안쓰러움이 먼저 든다.

넷마블이 모바일 게임 탑이라고는 하나, 시가총액 4조가 넘는 기업과 주식을 바꿀만한 기업은 아니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김택진 대표는 김정주가 경영권 참여없이 순수 투자만 한다는 말을 그대로 곧이 곧대로 들었단 말인가.

하긴 그동안 엔씨와 넥슨이 추진했다가 무산되었던 프로젝트 중 하남나 제대로 되었더라도 이런 일이 없었을지 모르겠다.

그 동안 엔씨 자사주를 취득할 시간도 있었고 어느 정도 대응할만한 시간도 있었는데 이런 방법 밖에 없었나 씁쓸하다.

넷마블이 정말 괜찮은 기업이지만 정말 너무 비싸게 샀다.

넷마블도 넥슨과 불편한 관계이기 때문에 엔씨 제안에 얼씨구나 하고 거래를 했을테고,

기존 엔씨에 우호지분이 어느 쪽으로 넘어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건 3월 주총이 되어보면 알 일이다.

 

 

 

하나 확실한 것은 엔씨와 넥슨이 이전처럼 잘 지내기는 글렀다는 것이다.

넥슨이 저리 나왔을 때는 그냥 찔러 본 말은 아닐터이고 이제는 정말 그냥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시점은 이미 지난 간 것 같다.

진짜 불편한 관계가 된 것이다.

 

 

엔씨 한물 갔다, 갔다 게임에서 한물 갔기 때문에 한눈파는 것이라는 말들이 많지만

사실 실적 자체나 성과는 좋은 편이다.

해외에서 기대만큼 매출이 못나온 것은 아쉽지만

꾸준한 매출을 만들어주는 리니지, 아이온, 블소, 길드워 등이 있어서 게임주치고는 롤러코스터 덜 타는 편이다.

 

 

오히려 부정적인 기사나 레포트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기업 중 하나랄까.

작년 10월에 최저점 찍은 뒤에 소액주주들이 들고 일어나겠다는 말까지 했었는데

지스타 끝나고 슬슬 오르기 시작한 건 엔씨소프트의 신작 리니지 이터널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오히려 뭔가 작전이 아니었나 싶기까지 하다;;;

나름 대형주인데 2014년 한해의 주가흐름은 정말 요상했다.

이미 경영권 확보를 위한 물밑작업이 시작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은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드는 주가흐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작년에 들어갔는 사람에나 해당하는 경우이고 진짜 오래 들고 있었다면 땅을 치고 분노를 표할 주식이 맞긴 하다;; 그 사람이 넥슨일지도 모르고.

 

 

넥슨 입장에서는 자사주를 넘겨 백기사의 도움을 받는 시나리오를 예상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듯 싶다.

사실 주주제안 내용에는 자사주 관련 내용도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어쨌건 이번에는 초조해서 실수하지 말고 기업 가치를 갉아먹지 않는 선에서 잘 처리하기를 바란다.

이건 투자자로써가 아니라 한 때 열심히 게임을 했던 한 사람으로서의 바람이다.

 

 

 

 

(+)

엔씨-넥슨 경영권 다툼 기사화 되기 하루 전,

예전에 함께 게임을 하던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가 엔씨 주식을 조금 샀다는 말을 꺼냈다.

아직 게임계에 몸을 담고 있는 친구 하나는 하필 다 쓰러져가는 엔씨를 샀냐며 혀를 찼었다.

그리고 다음 날 엔씨 주식이 경영권 분쟁주가 되면서 급등해버렸다;;;

전날 같이 놀던 친구가 연락이 와서 ‘네 사주에 있다는 황금이 엔씨 아니냐?’ 며 웃었다.

친구야, 그러기엔 내가 엔씨 주식을 정말 몇 주 안가지고 있구나 ㅠㅠ

 

 

 

(++)

작년 한해 성적을 잘 낸 엔씨 다이노스는 어떻게 되려나.

올해 KT가 들어가서 프로 야구 10구단 체제가 된다고 들었는데 뜬금없이 야구단이 팔리거나 하지는 않겠지?

야구단 때문에 욕도 많이 먹은 것 알지만 구단은 그대로 두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을 보니 현명한 투자자는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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