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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이라... 거부할 수 없는, 제목이 주는 오묘한 매력에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단기간에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외부 요인도 없고, 그렇다고 주변에서 관리하거나 잡아줄 사람도 없는, 오로지 혼자서 스스로를 바꿔나가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책은 문고판 정도로 작은 사이즈에 200페이지도 되지 않은 얇은 두께이다. 그렇기에 '프로게으르머'도 '나도 한 번 읽어 볼까?'하며 슬며시 접근할 수 있는 무해함이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서평이 있었는데 공통적으로 '힐링이 되었다', '위로받는 느낌이다' 라는 말이었다. 처음 시작은 흔한 자기계발서로 시작해서 조금씩 작게 시작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미루는 습관 없애기 류의 책에서 많이 보는 내용이지만 의외로 꼼꼼한 팁이 있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렇게 읽다가 마지막에 가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나온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 좀 움직였다가 다시 내일 평소의 무기력함으로 돌아가더라도 잘못이 아니라고, 좀 느리게 갈 수 있다고, 그러니 자기비하하지 말라고 말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당장의  성취가 아니라, 변화를 선택했다는 자체라고.

 

저자의 말처럼 이 분이 심리학이나 뭐 이런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묘한 울림이 있는 건 직접 경험하고 '당신도 할 수 있다'고 손뻗어주는 것 같은 느낌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아래 내용은 책 읽으면서 메모한 부분.

 

 

 

 

레벨 1 오늘 내가 게으른 이유

무리한 계획은 아무것도 못 바꾼다. 의지력은 단번에 바꾸겠다는 결심은 굉장히 비합리적이다.

이제껏 계속 게을렀다면 자신의 의지력 수준이 유치원생 수준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은, 흔히 ‘의지력이 있다’는 사람은 오랫동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위해 당장의 충동을 참고 절제하는 법을 훈련했고

-힘든 일을 마친 뒤 찾아오는 성취감을 여러번 가졌기 때문에 내적 동기가 충분하며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레벨 2 깨어난 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생활 패턴 바꾸기

하루의 생활 패턴을 크게 망치는 네 구간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이 네 구간만 잘 관리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1구간(아침) : 일어난 직후가 하루의 기분을 좌우한다

일어난 직후 스마트폰 쓰는 것에 주의하자! 일단 일어난 직후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해결책]

-스마트폰 알람 대신 알람시계를 이용한다.

-스마트폰을 멀리 두고 잔다.

-기상시간 전까지는 스마트폰을 잠가둔다.

 

일어난 직후에는 생산적인 일을 한다.(미 해군 대장 월리엄 맥레이븐처럼 이불을 갠다거나 하는 것 같이 작지만 생산적인 일)

[추천할만한 일과]

-간단한 청소+침구 정리

-책상 위 정리

-오늘 계획 확인

-환기시키기+바깥공기 쐬기

-스트레칭, 맨손체조

-짧은 명상

-차, 커피 마시기

 

일어나서 정신차리기를 핑계로 늘어져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암막 커튼 대신 안대 사용, 일어나서 실내복 아닌 옷으로 갈아입기를 추천한다.

 

2구간(낮) : 백수라면 낮잠은 2시까지만

낮잠을 오후2시 이후 잔다면 새벽까지 깨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낮잠을 피하려면 바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거나 카페, 도서관을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안된다면 카페인의 힘이라도 빌리자.

 

3구간(저녁) : 쉬는 모드로 들어가기 전에 할 일들

할 일을 다 하고 이제는 쉬고 싶을 때. 쉬는 모드로 들어가기 전에 정리를 끝낸다. 들어오자마자 눕는 대신 타이머를 15분만 설정하고 그때까지 간단한 정리(가방 비우기, 옷 갈아입기, 대충씻기 등)를 한다. 타이머가 포인트이다. 타이머는 자신에게 명백한 시작신호를 주고, 끝나는 시간까지만 한다고 선을 정해주기 때문이다. 할 일이 남았다면 누우면 안된다. 아무리 일하다 힘들어도 절대 누우면 안 된다!

4구간(밤) : 잠드는 시간대가 다음 날을 살린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새벽 1시 전에는 반드시 자야만 한다. 새벽 1시~5시에는 시간 밀도가 낮아지고 자신에게 부정적인 시간을 보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취침 시간이 뒤틀리지 않기 위해 주의할 일]

-오늘 세운 계획은 무조건 밤 12시 전까지 끝낸다.(‘오늘’은 밤 12시까지!!)

-자정 이후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아주 멀리 두고 잔다.

-잠들기 전에 잠가둔다.

-밤 9시 이전에는 잠들지 않는다.(새벽에 애매한 시간에 깰 수 있기 때문)

 

레벨 3 고정 일과를 만들어야 움직인다

계획은 적어야 계획이다. 적지 않고 머릿속에만 들어있다면 그것은 계획이 아니라 잡념이다. 쓴다고 10분 단위 기록표, 24시간 계획표 이런 것은 부지런한 비즈니스 피플들이 쓰는 것이다. 게으르머들에게는 먼슬리, 위클리, 데일리(할 일 체크리스트) 이외의 기능은 사치일 가능성이 높다.

 

[프로게으르머를 위한 계획 세우는 법]

-오늘 할 일 페이지를 찾는 데 3초 이상 걸리면 안 된다.(폰에 한다면 바탕화면 위젯으로 바로바로 확인하도록)

-들고다니기 귀찮으면 안 된다.

-불필요한 칸, 분류가 없어야 한다.(자기 관리가 되는 사람들이나 쓰는 것이다)

-할 일 카테고리가 자잘하게 너무 많으면 안 된다.(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최대 3개 정도)

-한 번에 하루치 계획만 세운다.

 전날 혹은 아침에 계획을 세운다. 하루치 이상의 계획을 세워봤자 지키기 버겁고 일주일치 한달치를 세워서 밀리면 다시 세워야 한다. 굳이 전체 개관을 잡고 싶으면 해내야 할 전체 분량만 별도의 칸에 적어둔다. 전체 분량을 나누어서 날짜마다 다 써두는 행동은 초반에 절대 하면 안 된다.

 

작고 가벼운 목표는 왜 중요할까.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성취감을 직접 얻어보는 일을 반복하면 왜 열심히 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의지력이 낮은 게으르머들이니까 일단 작고 가벼운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것이다.

 

삶에 어설프게나마 균형이 생기고 체계가 생길 수 있도록 작지만 정기적인 목표를 세우자. 매일의 고정 일과가 북엔드 역할을 하여 하루가 균형 잡히고 주기적으로 흘러가도록 말이다. 24시간을 나눠주는 구획이 되고 다른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신호 역할을 하여 일정한 시간대의 할 일을 기준으로 여러 일과들을 규칙적으로 배열하게 된다.

[예시]

일어나자마자 이불 개기

아침 먹고 비타민 먹기

오후 3시쯤 필사하기

자기 전에 책상 정리

 

레벨 4 사람은 쉬운 일은 계속 한다

할 일 작게 쪼개는 기술

-매 단계마다 절차가 명확히 있는 것들은 과정으로 쪼개면 되고, 

-동일 업무가 반복되는 것들은 분량으로 쪼개는 게 효과적이다. (책 읽기, 인강 듣기)

 

어느 정도까지 작게 쪼개느냐하면 그 일을 떠올렸을 때 심리적 거부감이 안 생길 만큼 쪼개면 된다.

[예시]

인강을 다 듣는다.->인강을 10분 듣는다.

설거지를 한다->고무장갑을 낀다

청소를 한다->책상 위의 물건을 일단 서랍에 쑤셔 넣는다.

 

반복되는 업무를 쪼개서 수행하다 보면 일에 대한 개요도가 잡힌다. 그러면 막연한 부담감이 좀 줄어든다. 일단 고무장갑만 껴 본 뒤에 설거지하기 싫으면 잠깐 쉬어 보고, 기력이 남아있으면 수세미에 세제를 묻혀본다.

 

다이널리스트, 워크플로위 어플을 추천한다.

 

이렇게 쪼갠다고 할 일의 전체 분량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심리적 부담감이 줄어들어 어떻게든 시작할 수 있게 되고 시작을 했다는 사실에 탄력을 받아 지속 가능한 선까지 계속 태스크를 이어갈 수 있게 해준다.

 

게으르머들은 한 번에 부담 없는 분량만 하는 대신, 기단을 부지런러들보다 길게 잡기를 권장한다. (한 번에 많이, 빡세게 하려면 나가떨어지니까)

 

목표를 세울 때 완성, 끝내기, 마스터하기, 안벽하게, 잘하기 이런 표현을 쓰기 보다는 대충, 일단, 조금이라도 등의 헐렁한 단어를 권장한다. 이러면 미루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할 일을 바로 해치우는 습관을 들일 수 있으며 쪼개진 작은 일에 최대한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집중을 위한 대원칙]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않는다.(완전 몸에 밴 단순 반복 업무가 아닌 이상)

-일을 할 때 머릿속으로 딴 생각을 하지 않는다.(딴 생각이 떠오르면 그때마다 종이에 적어두고 나중에 하자, 나중에 생각하자고 스스로를 타일러본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 글로 적어본다.(적다보면 놀랍게도 몇 개의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 당장 이 문제들을 해결할 액션이 있는지, 지금처럼 부정적인 생각들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분석하는 것들이나 후회되는 것들도 적어본다. 그리고 인쇄를 하거나 카톡 채팅방에 보내놓거나 하고는 처리가 끝난 생각이라는 걸 명심하자. 그러면 그 생각은 힘을 잃고 조용히 물러간다)

-부정적인 생각을 시간 제한법으로 생각한다.(딱 15분만 실컷 걱정하기, 지금 당장은 잊어버리고 내일 8시에 생각하기 등)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집중하기 연습]

-집안일하는 동안 집안일에만 집중해본다.

-뽀모도로 테크닉으로 집중하기를 연습해본다. 25분(혹은 일정한 시간) 동안 타이머를 맞춰놓고 할 일 한 가지를 집중한 후 5분 쉬는 것이다. 25분이 너무 길다면 더 짧게 해서 서서히 자기가 원하는 레벨까지 올려보자.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만 하자는 기준이 있고 스스로 그 기준이 납득할 수준이라면 그 사이 집중력을 높힐 수 있다. 이때 쉬는 시간도 타이머를 맞춰놔야 한정없이 늘어지지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 보는 중간에 스마트폰을 하지 않는다.

-어떤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다른 책으로 넘어간다.

-좋은 책은 필사해본다. 쓰는 동안은 글에만 집중한다.

 

레벨 5 변화는 옷 세 바구니를 버리면서 시작됐다

 

어수선한 방은 의지력 도둑이다. 일단 물건을 무조건 줄이자. 필요한 것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만큼 줄이는 것이다.

[필요한 물건만 남긴 후의 변화]

-정리가 쉬워진다.

-일상이 정돈된다.

-자신을 잘 알게 돼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

-생산적인 활동이 시작된다.

 

[필요한 물건만 남기기 위한 6가지 팁]

-옷부터 정리하자.

-버릴 때 창의성을 발휘하지 말자.

-서랍을 줄이자.

-절대적인 양은 중요하지 않다.

-불필요한 물건을 되도록 팔거나 나눈다.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쾌적한 환경 유지하기]

-바구니를 하나 마련한다. 

가방을 2개 이상 돌려쓰는 경우 옷 주머니와 가방 속의 모든 물품을 바구니에 통째로 엎어버려라. 

-외출에서 돌아온 직후 15분을 정리 시간으로 만든다.

15분이 넘으면 그냥 다음에 한다.

-물건을 줄인다.

-본인의 더러움 시작 포인트를 찾자.

자주 사용하거나 잡동사니를 놓기 쉬운 공간을 찾아 그 부분을 치우는 일을 고정일과로 만들어준다. 매일 일정 시간에 알람을 울려서 그 부분을 치워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자기 전에 책상 위를 치운다’와 같은 식으로) 

-1움직임 일제자리 원칙을 습관화한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이동할 때마다 손에 하나씩 물건을 들고 제자리에 두는 걸 습관화 해본다.

 

레벨 6 아주 오래된 감정습관 바꾸기

진로, 학업, 업무 같은 것들은 중요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회피하고 싶어진다. 그러면 시간이 남고 빈 시간동안 스마트폰을 하며 보내기 쉽다. 점진적으로, 자발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방식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 중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시간은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빈 시간을 채우기 위해 습관적으로, 관성적으로 할 뿐이다.

 

[스마트폰 금단 증상 방지하기]

-기기 차단법

넌 얼마나 쓰니(무료 어플)

엑스키퍼(유료 어플)

키친세이프(뚜껑에 타이머가 달린 플라스틱 상자. 스마트폰을 넣고 사용 중단할 시간만큼 타이머를 돌려두고 작동하면 된다.)

열공백배(유료, 스마트폰을 못하니 컴으로 눈을 돌릴 경우 유용)

 

대부분의 게으르머들은 오늘 한 발짝 나아가서 기분이 좋아졌다가도, 내일은 새로운 시도에 실패하기 일쑤일 것이다. 변화-복귀 패턴이 반복되어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수도 있다.

 

중간에 실패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당장 하루하루의 성취가 아니라, 몇 십 년간 몸에 밴 게으름을 떨쳐내고자 변화를 선택했다는 자체이다. 그리고 그 다짐을 잔잔하게 끌고 가겠다는 마음이다.

 

게으르고 부지런함은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라 몸과 습관의 문제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멀지 않은 미래에 남들만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천천히 자동차를 정비하면 좋겠다. 그렇게 느리게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겪고 난 뒤에는 쉬이 게으름에 굴러떨어지지 않는 의지력을, 혹시 다시 게을러졌다 해도 쉽게 원상복귀시킬 수 있는 탄성력을 얻게 될 것이다.

 

에필로그

변화 초반에는 남들보다 덜컹거리고 느리게 갈 수 밖에 없다. 그것 때문에 자기비하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자기비하가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타고난 천성이란 게 분명히 있고, 그걸 아예 버릴 순 없어요. 오른손잡이가 당장 왼손잡이가 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하지만, 내가 아무리 오른손잡이래도 왼손 쓰는 법을 어느 정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은 익힐 순 있겠죠. 아주 잘하진 못하더라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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