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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링 주의

: 영화의 줄거리, 결말, 스포일이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뒤늦게 보게된 곡성.

사실 한참 사람들이 볼 때는 별 관심없었다가 추석 선물로 멜론(......)을 받게 되면서 '멜론을 어떻게 잘라 먹어야하나?' 하고 검색하다가 알게 된 영화.

우습게도 멜론 자르는 법이라고 검색했더니 곡성 멜론이 검색 결과로 등장하였다.

곡성에서 멜론이 나니까 검색 결과가 틀린 것은 아닌데...... 여튼 이런 저런 이유로 관심을 가지게 된 영화.

폐쇄적인 시골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관련 스릴러 정도만 알고 진짜 영화에 대한 정보가 1도 없는 상태에서 보게 되었다.

그야말로 여름을 강타한 유행어 '뭣이 중헌디'도 출처가 곡성인지 몰랐을 정도이니.

 

 

다 본 후 감상은......

뭐야 이 영화 ㅜㅜ

사람 기를 쭉쭉 빨아먹는 스토리에 결말, 관객들마다의 해석.

곱씹을수록 뭐가 나오는 영화같다.

 

0. 곡성을 본 사람 반응

이거레알이라고 피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진짜

링크



1. 곡성, 진실은 무엇일까.

사실은 경찰의 발표처럼 버섯에 단체로 중독된 것이고 일본인 외지인은 그냥 외지인이었을 뿐 우리 모두 현혹된 것일까.

아니면 의심을 먹고 완전히 악마로 부활한 외지인이 지금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 것이 진실일까.

의심하려면 영화를 다 보고도 의심이 남고, 감독이 던져 둔 떡밥에 허덕인다.

 

마지막까지 선인지 악인지 알 수 없게 만든 점.

다 보고 곱씹어 보면서 점점 더 감독이 깔아둔 의도들이 보이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점이 늘어나는 점.

이런 점에서 곡성은 올해 본 영화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영화이다.

정말 곡성에 현혹된달까.

 

 

 

2. 무명(천우희)이 종구(곽도원)에게 말한 것처럼, 닭이 세 번 울 때까지 기다렸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영화의 끝에 보면 무명과 종구가 이야기하는 상황, 그리고 종구 집에 남은 가족들의 상황을 교차편집해 보여주며 극적 긴장감을 높인다.

무명은 종구에게 말한다. 지금 가면 너네 가족 다 죽는다고. 닭이 세 번 울 때까지만 기다렸다가 가라고.

종구네 집에서는 귀신들린 종구의 딸이 칼을 스윽 쳐다본다.

닭이 운다. 하지만 아직 두 번이나 남았다.

갑자기 무명이 입은 옷이 눈에 익는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 봤더라? 생각해보니 그 옷은 작부가 입은 옷과 같다. 그러고보니 무명을 처음 만났을 때 입었던 옷은......

무명이 입은 옷은 자기의 옷이 아니라 하나같이 마을 사람들의 옷이다. 그것도 피해자의 옷.

종구는 무명을 믿을 수 있을까.

지금가면 식구들이 모두 죽는다는데 닭이 울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때마침 일광(황정민)에게 전화가 온다. 무명이 와서 어떤 말을 해도 믿지 말라고. 당신을 현혹시키기 위해 어떤 말이든 할거라고.

이쪽에 있지도 저쪽에 가지도 못하고 갈팡질팡 하던 종구는 결국 세 번째 닭 우는 소리를 기다리지 못하고 집으로 간다.

종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비극이다.

홀로 남은 무명은 눈물을 흘린다.

이쯤되면 관객들 모두 눈치챈다.

, 무명이 지켜주는 쪽이었구나. 나쁜놈은 저쪽이었구나.

 

 

다시, 무명이 말한대로 닭이 세 번 울 때까지 기다렸으면 종구와 종구의 가족들은 살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다.

종구가 두 번째 닭 울음소리를 들으며 갈팡질팡할 때 이미 비극은 일어나있는 상태였다.

무명은 세 번 닭 울음소리까지 듣지 않고 가면 너네 가족이 죽는다고 하였다.

아마도 세 번째까지 기다렸다면 종구는 살아남았을 것이다.

돌아와 사진을 찍을 황종민을 마주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비극은 다 막지 못했을 것이다.

 

 

3. 기독교에 대한 사전 지식

종교에 대한 관심이 전무하거나 기독교에 대해서 1도 모른다면 감독이 던진 떡밥을 완전히 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저런 떡밥이 많지만 후반부에는 특히나 기독교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감독은 혹시나 잘 모를까 싶어서 어떻게 보면 노골적일 정도로 떡밥을 던진다. (죄 없는 자 돌을 던진다, 닭이 세 번 우는 것, 성흔, 죽은지 3일 후 부활, 네가 믿는 존재가 나 이니라 등등)

감독 말처럼 마지막에 외지인이 만난 사람이 부제가 아니었다면 기독교 떡밥이 이렇게 넘쳐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있다하더라도 개연성이 없었을 것이다. 의심하는 자가, 믿는 자가 보고 싶은 대로 보이는 것이 악마라고 했으니.

 

 

4. 왜 종구의 딸이었을까

사실 종구의 딸일 이유는 없지 않았을까. 영화속 일광의 말이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

- 자네는 낚시할 적에 뭐가 걸릴지 알고 미끼를 던지나. 그놈은 미끼를 던진 것이여, 자네 딸은 그 미끼를 확 문 것이고.

당한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지만 사실 가해자 입장에서는 아무 생각이 없다는게 더 소름돋는 것.

 

 

5. 그래서 뭣이 중헌디

인간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기댈 초월자적 존재를 찾고자 하고 그 존재를 믿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 초월자는 인간과 차원이 다르기에 초월자이다. 그 존재를 인간은 이해할 수 없으며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인간을 위해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은 그 초월자가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다. 따라서 그 존재가 있게 하는 힘은 존재가 있다고 믿는 인간 그 자신이며 고난을 해결하는 것 역시 그 일을 겪는 자신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자신이 모든 것에 대한 의심을 끝없이 가지며 견뎌내는 것....이라고 하면 진짜 힘들구나.

 

 

 

6. 언론 반응

칸의 기립박수......는 칸의 관례이니 그냥 넘어가고 비경쟁쪽으로 출품한 것이 못내 아쉽다.

칸이야 뭐 선호하는 감독을 계속 불러내는 스타일이니 나홍진 감독의 다음번 작품은 좀 더 대우를 받을거라고 믿고.

다른 그 무엇보다 이걸 같이 보고 싶었다.

링크

 

 

 

앞부분 필요없고 1분 36초로 돌려보면 아쿠마인 쿠니무라 쥰이 관객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찰칵찰칵.

마지막 장면에서 진짜 무서웠는데 영화 다보고 저렇게 사방을 향해 셔터를 찰칵찰칵하면 무서워, 안무서워?

진짜 저 서비스 때문에 곡성에 시달리지 않고 푸욱 잘 잘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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