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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의 추억이라고 하면 한국쉘석유만큼 강렬한 것이 없다.

로열 더치 쉘이 자회사인데 우리나라에는 1960년에 한국쉘석유를 설립했다. 로열 더치 쉘은 엑슨 모빌과 세계 1, 2위 하는 석유회사이다.

 

아무리 봐도 석유회사 로고로 보이지 않는 저 로고들. 처음부터 노란색은 아니었다;;

 

 

2009년 당시 주식에 대해 막 공부하기 시작한 때라 잘 아는 것도 없고

입문자용 주식책에 '고배당주가 좋다, OOO이라는 주식이 고배당주다.'라는 말만 듣고 샀던 주식이다.

 

여기에는 어린 시절부터 들었던 '우리나라는 99%이상 에너지를 수입해 온다.'라는 말과 함께

왠지 석유, 하면 귀하고 아깝고 언제나 부족하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아, 적고나서도 부끄럽기 그지없는 그야말로 초딩적 사고;;

 여기에 덧붙여 말하면 아직도 그 사고가 이어져서 에너지주하면 일단 좋게 보고 들어간다;;;)

 

 

처음에는 거래량이 너무 작아서 이게 제대로 돌아가는 주식인가, 무슨 하루 평균 거래량이 만 건 안팍인 것이다. 일단 보유하면 잘 안팔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그래서 시장가로 매수를 걸어놔도 참 사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주당 13만원을 내고 샀는데, 시작할 때 결심은 조금씩 여윳돈이 생길 때 마다 모으려고 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주가가 떨어지지가 않는거다;;;

 

 

정말 아름다운 우상향 그래프 ㅠㅠ

오르면 오를수록 처음 가격 생각나서 무조건 비싸게만 느껴지고, 추가로 매수하지 못했다.

진짜 워렌 버핏이니 피터 린치니 다 필요 없는거다.

내재적 가치를 보고 그 주식의 숨은 가치를 생각해서 더 오를 미래 가치를 판단했어야 하는 건데. 

많이 올랐지만 딱 샀어야 하는데, 그 때 생각으로는 '네 녀석이 뭐 특별한 주식이라고 오르기만 하겠어. 조정 들어가면 사자.' 딱 이런 마음이었다.

한데 사람마음이라는 것이 참 간사한 것이 조정 들어간 가격도 처음 산 가격과 계속 비교해 보며 비싸다는 생각만 계속하게 된다. (너란 녀석 주식할 자격이 없다 ㅠㅠ)

 

결국 처음에 산 주식 그대로 더 사지도 못하고 올해 봄까지 가지고 있다가

40만 8천원에 팔았다.

배당금도 매년 꼬박꼬박 18000원 정도씩은 줬던 기억이 난다.

 

정말 가진 돈 다 털어 넣어서 샀으면 이후 종잣돈이라도 마련했겠지만

여윳돈으로만 주식을 하는지라 시세차익도 크진 않았다.

 

사실 이때 판 것도 주식하면서 처음으로 버튼을 잘못 누르는 실수(...)로 팔았던 것이니

정말 뭔가 아련 돋는 첫사랑 같은 주식.

 

최근 유가가 떨어지면서 가격이 살짝 떨어지다보니 다시 생각이 난다.

뭔가 찌질한 구남친 같은 분위기.

 

 

(+)

유가 하락하게 되면서 다시 한국쉘석유 주가를 살펴보았다.

6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가 현재가 40만 4천원.

내가 팔았을 때 가격과 비슷하잖아, 그러니까 또 생각나잖아 시끄러워 그만해, 구남친아

요즘 장도 안좋지만 사람들이 추락도 이런 추락이 없다고 난리다.

타 정유 화학주처럼 유가 하락에 민감한 회사도 아닌데 s-oil 따라가는 것 같다고 욕하는 소리도 많다

내 첫사랑을 모욕하지 마. ㅠㅠ 

 

신사업을 추진해서 배당을 줄 수 있긴하지만 어쨋거나 고배당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많이 올랐으니 배당이 감소한다면 주가가 떨어질 것이다. 즉 한국 쉘석유 투자의 주목적이 안정적인 배당인데, 이번에 신사업 진출하면서 배당 감소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듯 하다.

 

신사업이라 함은 윤활유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 같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B2B 강자 한국쉘석유, B2C로 눈을 돌렸다. "상대적으로 미약한 자동차 윤활유 사업에 공격적으로 성장할 것"

 

한국쉘석유가 2000년대에 잘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조선업이 호황이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한국쉘에서 나오는 윤활유는 대부분 선박에 많이 쓰였는데, 아시다시피 최근 몇 년 동안 조선업계 전체가 불황이면서 윤활유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고 조선업이 불황에서 벗어날 조짐이 별로 안보이니까 자동차 윤활유 시장에 뛰어든 것 아닐까 하고 신사업 관련해 추측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윤활유 시장은 또 다른 각축장일텐데 한국쉘석유에서 지금처럼 꾸준히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고 이것 때문에 실적에 대한 의심이 싹트면서(+유가 하락) 주가가 하락세에 접어든 것이다.

 

30만원 대로 떨어진다는 소리까지 있는데 사실 30만원에 그정도 배당이면 여전히 매력적인 주식이다. 물론 배당만 믿고 이 가격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

사실 배당금이 높다는 것이 좋은 것이기도 하고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배당금 짜기로 유명해서 올해 배당금을 높이는 법률까지 나왔지만 어쨌건 기업의 수익금을 주주들과 분배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다. 

배당금이 높으면 또 좋은 것이냐 하면 다른 노림수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수익금을 배당이라는 형태로 주주들에게 주면 수익금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회사의 이득을 대주주들이 호로록 먹고 나라에 세금이 한 푼도 안 들어오는 구조는 당연히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까 고배당이라고 다 좋은 게 아니라 사실은 대주주일수록 더 엄청난 이익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왜 아니겠는가. 자본주의는 돈이 돈을 물어오는 시스템인것을. 

특히 외국계 회사의 국내 주주들은 대부분 국내 기업들이 차지하는게 일반적이다. 즉 개미들은 좋아하기 곤란한 구조란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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